[혜화역 카페/ 카페 맛집/오래된 카페] 혜화동 '학림다방'에 다녀왔습니다!!

서울프랑스에서 저녁을 먹고 술을 한잔 할까 하다가 혜화동에 온 김에 다방에 들려 커피를 한 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혜화동에 오래된 다방이 있단 이야기를 들었고 검색을 하다가 학림다방을 알게되었습니다.

혜화동 카페 '학림다방'

위치 : 서울 종로구 대학로 119 2층 학림카페

영업시간 : 평일, 주말 10:00 - 23:00 (22:00 라스트오더)

전화번호 : 02-742-2877

계속 따뜻한 겨울이었는데, 설연휴가 시작되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살을 찢는 듯 했습니다. 혜화역 3번출구로 나와 반대쪽으로 걸어가면 횡단보도 정면 2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무거운 유리문에 적혀 있는 두 글자 '학림'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제로페이도 가능하고 블루리본도 21년 22년 모두 받았다고 하네요, 입구부터 꼭 방문하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시간이 멈춘듯한 공간이었습니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공간에 모든 인테리어는 아직 그 시절에 머물고 있는 듯 했습니다. 5분정도 웨이팅을 하고 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주문하는 곳에는 오래된 LP판이 빽빽히 꽂혀 있었고, 위에 달린 스피커에서는 고즈넉한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서울대학교가 이전하기 전 수많은 서울대학교 교수님들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했던 공간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한 반대면 대학로의 수많은 극장과 연극을 하는 연극인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학림은 아직 커피를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코 끝 가득 풍겨오는 원두의 향이 이미 커피를 마신듯 했습니다.

학림의 유명한 시그니처 음료들은 전부 시켰습니다. 파르페와 비엔나커피, 치즈케이크와 전통차를 주문했습니다. 이상하게 다방에만 가만 쌍화차부터 찾는 버릇이 있는 친구 덕분에 학림에서도 쌍화차와 비슷한 전통차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파르페 (8,000원)

 

먼저 파르페 입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생크림 그리고 칵테일 과일들, 무심하게 뿌려놓은 초코무스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숟가락으로 윗부분부터 퍼먹다가 아래 있는 딸기시럽과 섞어서 먹으면 정말 어릴적 먹던 파르페의 맛 그대로였습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양은 정말 많았습니다. 

비엔나 커피 (6,000원)

 

요즘은 아인슈페너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유명해져서 많은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학림의 비엔나커피에는 세 덩어리의 크림이 올라가 있었는데, 정말 크림의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아래 커피도 맛있었습니다. 저는 따뜻한 비엔나 커피를 주문했는데, 같이 주신 숟가락으로 위의 크림을 퍼먹고 입을 데로 아래쪽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입안에서 정말 요리왕비룡처럼 미미의 감정이 샘솟았습니다. 추운겨울 학림에서 통유리창으로 밖으로 보며 비엔나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크림 치즈 케이크 (6,000원)

 

어릴적 어머니가 집에서 스테인리스 틀에 푸딩을 만들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 곳에서 파는 치즈 케이크도 같은 틀을 사용하는걸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꾸덕꾸덕하고 달달한 케이크 입니다. 블루베리와 오렌지 잼 중에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었고, 저희는 블루베리를 선택했습니다. 비주얼도 이쁘고 깔끔했고, 맛도 아주 좋았습니다. 계묘년을 의미하는 토끼가 케이크 위에 살포시 앉아있었습니다.

 

한방차 (6,000원)

 

쌍화차는 따로 팔고 있지 않았고 한방차가 있었습니다. 대추차 생강차 안심차가 조금씩 들어가있다고? 설명 받았고 주문했는데, 물론 쌍화차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지만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너무 쓰거나하지도 않고 달달하니 누구나 마시기 편한 느낌이었습니다. 위에 띄어져있는 작은 곡물 알갱이들이 마실때마다 입안으로 들어와 마시는 즐거움을 한껏 높여주었습니다.

 

 

추운 겨울 혜화동에 방문하실 일이 있으시다면 학림에는 꼭 한 번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혜화동에는 오래되고 고즈넉한 카페가 정말 많았습니다. 저는 혜화동에 방문하면 앞으로는 꼭 학림을 방문할거라고 다짐했습니다. 공간에서 풍기는 향수와 인테리어 그리고 향기까지 모든것으 그 곳에 머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며 마시는 비엔나 커피는 제 마음까지도 녹여주었습니다.